RESIDENCE
OO주택 설계
OO Residence
개요
처음엔 꽤 큰 주택이었다. 대지면적 582㎡에 연면적 660㎡ 주택 건축을 계획했으니까. 듣자마자 세금 중과 대상이라는 생각이 떠오를 만큼, 전문가가 아니라도 알 만한 큰 면적이었다. 건축주는 그만한 세금을 내고 그만큼 큰 공간에서 살고 싶어 했다. 합법적인 큰 공간의 소유자가 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국가라는 거대 조직의 시각은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었다. 관련법의 취지대로 과세받으면 될 거란 생각은 순진했던 것이다.
의류업을 하는 건축주는 전화로 몇 차례 대화를 나눈 뒤 바로 계약하자는 의사를 보내왔다. 일견 기쁘기도 하고, 디자인 코드가 맞는 것 같아 기대도 되었다. 그렇게 2017년 10월 이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지구단위 계획구역 내 원형 택지라는 도시계획 사항 때문에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했다. 글을 더 쓰기도 전에 한숨이 나온다. 지나온 시간들에서 묻어나온 피곤이 멀쩡한 지금을 덮는다. 심의에 대한 평상시의 생각이 사무치게 되살아나는 과정이었다. 여러 협의 부서를 거치면서 이 대지에 계획한 내용에 대한 법적·기술적 보완을 마치고 도시계획위원회가 개최되었다. 결과는 재심이었다. 재심 사유는 남쪽 경사지 부분의 건물 규모를 축소하라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원래 심의라는 게 법적·기술적, 심지어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는다는 불만을 애써 눌러 앉히고 생각해 봐도,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었다.
사건의 내용이 바뀐 것 없이 시간만 지났을 뿐인데, 변호의 기술로 잘잘못의 판단이 달라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자연스럽다고 인정되어 온 상식이 인위적 해석이 가해지면서 원래의 취지가 변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 프로젝트는 2019년 3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개발행위 허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해 4월 건축심의, 11월 건축허가를 받았다. 2019년 12월 착공 신고를 하고 2021년 1월 23일 사용 승인되었다. 처음 계획안을 주고받으며 기본계획안을 만든 시간을 빼고도, 허가기관에 첫 서류를 접수한 2018년 1월부터 사용 승인을 받은 2021년 1월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소비되었다.
그 과정에서 660㎡를 원했던 건축주는 자신의 의사와 전혀 다른 299㎡를 승인받았다. 어떤 법적 취지를 맞추기 위해서, 어떤 기술적 보완이 필요해서, 어떤 공공의 복리를 위해서인지 알지 못한 채로 그 자리에 이 건물이 서 있다.
배치
북쪽 도로, 북에서 남을 향한 10m가 넘는 경사, 유효한 평지면적이 고작 50㎡ 정도인 대지. 평범하지 않은 대지 조건 때문에 건축 계획 이론에 근거한 동선과 배치는 처음부터 적용할 수 없었다. 경사지를 일부 절토·성토해 주차 램프를 이용한 지하 주차장을 설치하는 안, 전면도로에 면한 연접 주차 계획, 평행 주차 설치 등 여러 방안을 적용해 비교해 보았다.
평면
최소한의 부속실을 제외하고 개방되어 시야의 간섭이 없는 공간을 원하는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구조에 무리가 없는 범위에서 하나의 무주 공간을 1층에 계획하였다. 급경사지 상부에서 내려다보이는 조망을 확보하고 빛을 제어할 수 있도록 발코니의 깊이를 정하였다. 심의 과정에서 많이 축소되어 제약된 대지 안에서 주차와 현관의 기능이 의도와는 다른 방향으로 결정지어졌다.
넓은 베란다 또는 발코니를 계획하고자 했던 것 역시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 부분이다.
기본적인 침실 3개형의 평면에서 안방 화장실과 파우더 공간의 비중이 크다는 것이 다소 다른 평면 형태가 된 요소이다. 발코니 사이의 틈과 연결보, 보이드와 솔리드한 평면, 입면의 벽체와 슬래브 등이 만들어내는 여러 공간 내 오브제의 배치가 나름의 조형을 만들어냈다.
입면
평면에서 살짝 비틀어진 두 개의 사각 조형이 만드는 입면에, 다시 사각 매스의 배열을 더한 형태 구성이다.
평면에서 만들어진 아주 조그만 변화가 입면의 사분면에서 여러 형태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조형 요소에 맞춰 배열하는 작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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